코스피 7,000선 재이탈·WTI 93달러 6일째 상승 – 하르그섬 폭발과 엔화 강세가 흔든 한 주

이번 주 자본시장 정리

이번 주 자본시장은 국내와 글로벌이 서로 다른 이유로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국내는 코스피가 장중 7,170선까지 올랐다가 장 막판 밀려 6,954.52로 마감하며 7,000선을 다시 내줬고, 글로벌은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도WTI가 6거래일 연속 올라 배럴당 93.03달러를 찍었다. 그 사이 엔화는 7개월 만의 강세로 돌아섰고 원화도 그 뒤를 따랐다. 본인은 이번 주의 공통분모를 “유가와 금리가 다시 위험선호의 천장을 낮추고 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지난주 브리핑에서 교전 재개가 긴축의 끝을 되감았다고 적었는데, 그 되감기가 한 주 더 이어진 셈이다.

국내 – 7,000선을 지키지 못한 코스피, 불어난 빚투

8일 코스피는 사흘 연속 오르며 오후 1시께 7,171.52까지 올랐으나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40.87포인트(0.58%) 내린 6,954.52에 마감했고, 코스닥도 1.25% 내린 811.88이었다. 수급을 보면 개인이 3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외국인이 6,450억원, 기관이 6,472억원을 순매수하며 개인 매물을 받아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반영되는 기타법인은 1조7,588억원을 순매수해 자사주 매입 시작 이후 하루 기준 최대였다. 지수를 떠받친 힘이 여전히 자사주와 외국인이라는 점은 지난주와 같다.

불안한 대목은 레버리지다. 8월 신용융자 잔고가 전월보다 4.3조원(15%) 늘어 33.2조원에 이르렀다. 중동 불안과 미국 금리 인상 변수 속에서 지수가 조정받으면 반대매매가 낙폭을 키울 수 있는 구조다. 한편 외국인 자금의 성격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었다.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2021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외국인이 지수 전체를 추세적으로 사는 단계는 아니지만, 지배구조가 정리된 개별 종목에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 – 엔화가 끌어내린 환율, 환율에 물린 화장품

원/달러 환율은 엔화 강세가 이어진 여파로 9일 오전 6시 기준 1,342.80원까지 내려왔고, 서울장 중에는 1,336.9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엔화 급등이 겹친 결과다. 원/달러 하락세는 두 달을 넘겼고 그 사이 원화값은 200원 가까이 올랐으며, 하락의 견인차는 시점마다 달랐다는 것이 매일경제 환율노트의 정리다.

환율 하락이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8월 화장품 수출은 13억1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52.1% 늘어 역대 8월 최대였지만, 삼성증권 집계 국내 ETF 주간 수익률 하위 1~3위를 화장품 ETF가 채웠고 TIGER 화장품은 4일 기준 11.1% 빠졌다. 해외 매출 비중을 키운 만큼 주가가 환율 민감도를 그대로 떠안은 것이다. 본인은 이 사례를 원화 강세 국면에서 수출주 내부의 차별화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읽는다.

국내 – 명목 GDP 47년 만의 최고, 국고채는 다시 4.4%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에서 명목 GDP가 전년 대비 26.4% 늘어 1979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반도체 수출가격 급등으로 GDP 디플레이터가 21.9% 올랐으며 실질 GDP도 전년비 3.7% 성장했다. 전기 대비 실질 GDP는 0.6% 성장했고 국민총소득은 전분기보다 3.1% 늘었다. 한은은 올해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밝혔다. 숫자는 화려하지만 디플레이터가 성장의 대부분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가격 하나에 기댄 명목 성장이다.

채권은 대외 변수에 끌려다녔다. 8일 국고채 3년물은 0.1bp 오른 3.901%, 10년물은 1.6bp 오른 4.401%로 마감해 4거래일 만에 4.4%선을 다시 넘겼다. 장중에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로 강세였지만 장 막판 유가 급등이 방향을 바꿨다. 기준금리는 3.00%(9월 6일 기준)로 8월 인상 이후 움직이지 않았다. 내년 예산도 변수다. 2027년 총지출은 820조9천억원으로 올해보다 12.8% 늘어난 슈퍼 예산이라 국고채 공급 부담은 하반기 내내 커브의 뒤쪽을 누를 것이다.

글로벌 – 하르그섬 폭발, WTI 6일째 상승

중동은 확전 쪽으로 움직였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8일 하르그섬 정박지 일대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고, 하르그섬은 전쟁 이전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하던 곳이다. 홍해에서는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아람코 시설과 공군 기지를 겨냥한 대규모 보복 타격을 주장했고 사우디는 예멘 공습으로 응수했다. 그 결과 10월 인도분 WTI는 1.69% 오른 93.03달러로 지난달 3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올랐고, 브렌트유 11월물은 97.92달러로 10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뉴욕증시는 다우가 628.18포인트(1.18%) 내린 52,786.07, S&P500이 0.58% 내린 7,673.52, 나스닥이 0.32% 내린 26,421.41로 동반 하락했다. 다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30%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상승해 AI 관련주가 지수의 균형을 잡았다. 금도 안전자산 노릇을 하지 못했다. 12월물 금 선물은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0.82% 내린 4,439.80달러였다. 유가가 오르면 금리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금이 밀리는 연쇄가 그대로 작동한 하루였다.

글로벌 – 미 10년물 4.8%, 연준만 안 올린다는 관측

미 국채는 이틀 연속 밀렸다. 8일 오후 3시 기준 10년물 금리는 2.10bp 오른 4.8050%, 2년물은 4.3980%, 30년물은 5.2640%였다. FRED 기준으로도 10년물은 4.78%(9월 4일 기준)로 4.8% 문턱에 있다. 입찰은 의외로 견조했다. 580억달러 규모 3년물 발행 수익률은 4.474%로 2024년 6월 이후 최고였지만, 응찰률 2.72배로 6개월 평균을 웃돌았고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보다 0.1bp 낮게 결정됐다. 금리가 높아진 만큼 수요는 붙는다는 뜻이다.

통화정책 쪽은 갈린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는 유일한 주요 중앙은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ECB는 이번 주, BOE와 BOJ는 다음 주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반면 UBS는 연준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면서도 AI 지출과 기업 이익 성장이 주식의 중장기 상승 동력을 상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시장이 기다리는 것은 10일 8월 PPI와 11일 CPI다. 외환에서는 달러-엔이 153.972엔으로 1.451% 급락해 올해 2월 이후 최저, 즉 엔화가 7개월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BOJ 인상 가능성과 개입 경계에 엔 캐리 청산이 겹친 결과이고, 원화 강세의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17일 FOMC 전까지 물가 두 지표가 이 방향을 확정하거나 뒤집을 것이다.

지표 스냅샷

지표 수치 기준일
코스피 6,954.52 (-0.58%) 9월 8일
원/달러 환율 1,342.6원 9월 8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 9월 6일
국고채 10년물 4.401% 9월 8일
미 국채 10년물 4.78% 9월 4일
WTI 10월물 93.03달러 9월 8일

한 줄 정리

코스피는 7,000선을 지키지 못했고 빚투는 33조원을 넘겼으며, 엔화 강세가 원화를 끌어올리는 사이 하르그섬 폭발이 유가와 미 10년물 금리를 다시 4.8%까지 밀어 올렸다 – 이번 주 후반 미국 물가 두 지표가 연준의 9월 선택과 함께 이 흐름의 방향을 정한다.

※ 본 글은 공개 데이터 기반의 시장 흐름 정리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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