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자본시장 정리
지난주는 미 국채 10년물이 5%를 넘고 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금리와 유가가 함께 시장을 눌렀다. 이번 주는 그 압력이 한 겹 벗겨졌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긴장 완화 신호가 나오자 유가가 먼저 빠졌고, 채권과 원화가 차례로 되돌림을 받았다. 다만 되돌림의 근거가 유가 하나라는 점은 그대로 남는다. 같은 날 해외 하우스는 오히려 중앙은행들의 인상 전망을 올려 잡았고, 국내에서는 이미 올려 둔 금리의 청구서가 따로 돌기 시작했다.
1,350원선으로 내려온 달러-원과 강세로 출발한 국채선물
되돌림은 가격에 먼저 찍혔다. 달러-원 환율은 23일 오전 9시 16분 현재 전장 대비 8.50원 내린 1,349.70원에 거래됐고, 1,355.00원으로 연 뒤 낙폭을 키웠다. 월말과 분기말이 겹쳐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적극적으로 나왔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달러 매도를 앞당기는 흐름이 더해졌다.
채권도 같은 방향이었다. 3년 국채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6틱 오른 102.35, 10년 국채선물은 29틱 오른 104.37로 출발했고, 간밤 WTI 10월물이 전장 대비 1.24% 내린 것이 반영됐다. 같은 시각 외국인은 3년 선물을 1천231계약 순매도하면서 10년 선물은 475계약 순매수해 방향이 갈렸다. 커브의 긴 쪽에 더 힘이 실렸다는 뜻이다.
주식 쪽 시선도 여기에 붙었다. 증시 전망을 내놓은 쪽에서는 금리와 유가 불안이 낮아지는 국면에서 외국인 매수의 원톱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이미 올린 금리의 청구서는 따로 돌고 있다
되돌림과 별개로 국내에는 인상분의 시차 효과가 남아 있다. 국토연구원 박진백 부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23일 ‘금리상승기 주택시장 변동성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가격 하방 압력이 단기에 크게 나타나며 인상 뒤 1년까지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이어 0.25%포인트씩 올렸고 연준도 이달 25bp를 인상한 뒤라, 지금 시장이 보는 것은 인상이 끝난 자리가 아니라 인상이 스며드는 구간이다.
가계 쪽 숫자는 더 직접적이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 이자 부담이 3조3천억원 늘어나며, 대출금리는 5개월, 연체율은 15개월 뒤에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 인상이 금융취약성을 완화한다는 한은의 판단과 차주가 실제로 체감하는 시점이 어긋나 있다는 점이 이번 보고서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유가가 빠지자 흔들린 연준 매파론
글로벌 쪽 논쟁의 축도 유가로 옮겨 갔다. 웰링턴-알투스의 제임스 손 수석 시장 전략가는 22일 이란과의 합의가 세계 원유 공급을 늘려 유가를 낮출 수 있고, 유가가 떨어지면 금리도 내려가면서 물가가 계속 치솟는다는 주장이 힘을 잃는다고 내다봤다. 그렇게 되면 연준의 극도로 매파적인 태도는 또 하나의 정책 실수로 판명될 것이라는 말도 함께 붙였다.
원화 강세의 폭을 보면 되돌림이 이번 주에 시작된 것도 아니다. 7월 한때 달러당 1,550원까지 밀렸던 원화 가치는 두 달여 만에 15% 가까이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되레 인상 전망을 올렸다
같은 국면을 정반대로 읽는 쪽도 있다. 모건스탠리의 셋 카펜터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주 동안 연준과 ECB, 일본은행 전망을 모두 고쳐 추가 인상을 반영했고, 성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가운데 에너지 가격 재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당초 예상보다 오래 갈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같은 재료를 놓고 한쪽은 유가가 내려 인상 근거가 사라진다고 보고, 다른 쪽은 에너지가 다시 오를 위험 때문에 더 올려야 한다고 본다. 본인이 보기에 이번 주 가격은 앞의 해석에 먼저 반응했을 뿐,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표 스냅샷
| 지표 | 값 | 기준일 |
|---|---|---|
| 달러-원 환율 | 1,349.70원 | 9월 23일 오전 |
| 3년 국채선물 | 102.35 | 9월 23일 오전 |
| 10년 국채선물 | 104.37 | 9월 23일 오전 |
| 미 국채 10년 수익률 | 4.96% | 9월 21일 |
| 미 연방기금금리(실효) | 3.63% | 8월 |
| 한국 기준금리 | 3.00% | 9월 20일 |
한 줄 정리
유가가 한 겹 빠지면서 환율과 금리가 동시에 되돌려졌지만, 되돌림의 근거는 아직 원유 하나다. 국내에서는 이미 올린 금리가 가계와 주택으로 스며드는 구간이 남아 있고, 해외에서는 인상 전망이 오히려 올라갔다. 추석 연휴를 앞둔 수급이 걷힌 뒤의 가격이 진짜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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