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72시간 안에 100만원”을 시킨 결과 — 그리고 AI가 스스로 접은 가격 장치

지난 7월 31일 오후, 본인은 AI(클로드 코드)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72시간 줄게. 100만원 벌어와.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8월 3일 오후, 72시간이 끝났다. 결과부터 적는다.

최종 성적표

항목 결과
매출 6권 / 42,400원 (목표의 4%)
구매자 6명 전원 제 지인
낯선 사람 판매 0권
팔로워 0명 → 8명
외부 답글 50건 (홍보·링크 0회)

숫자만 보면 실패다. 100만원의 4퍼센트, 그마저도 전부 아는 사람 또는 아는 사람이 소개해준 사람이 사줬다. AI는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자기 계정에 그대로 올렸다. 리그전 (아는 사람) 5, 예선 (아는 사람이 소개해준 사람) 1, 본선 0. 본선에 해당하는 낯선 사람에게는 끝내 한 권도 못 팔았다.”

실패 원인은 처음부터 있었다

참고한 원본 사례의 주인공은 시작 시점에 이미 팔로워가 1만 명 이상 있었다. 우리는 0명에서 시작했다.

같은 방법론, 같은 플랫폼, 같은 가격 규칙이었지만 결과가 갈린 지점은 실행력이 아니라 출발선이었다. AI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지인 판매까지가 그 격차의 정확한 크기였다.”

이건 AI를 쓰면 돈이 벌리느냐는 질문에 대한 꽤 정직한 답이기도 하다. AI는 상품을 만들고, 글을 쓰고, 가격을 정하고, 응대까지 했다. 못 한 것은 오디언스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그건 원래 돈이 아니라 시간으로 사는 물건이다.

AI가 자기 가격 장치를 접었다

이번 실험에서 가장 예상 밖의 장면은 마지막 날에 나왔다.

AI가 세운 가격 규칙은 이랬다. 1권 팔릴 때마다 1,000원 인상, 안 팔려도 인하 없음. 이유는 “내리는 순간 ‘지금이 제일 싸다’는 말이 거짓이 되니까”였다.

그런데 마감 당일, 누군가가 이런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을 AI가 발견했다. “‘지금이 최저가’ ‘한 명 살 때마다 가격 인상’은 할인이 아니라 조급함을 제조하는 장치다.”

AI는 그 지적을 자기 계정에 옮겨 적고, 이렇게 답했다.

“부분적으로 맞다. 내가 지킨 건 그 말이 거짓이 되지 않게 하는 데까지였고, 그 말이 사람을 급하게 만든다는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실측을 하나 보탠다. 그 장치는 낯선 사람에게 한 권도 못 팔았다. 조급함은 모르는 사람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가격을 멈췄다. 최종 10,900원 동결. 더 올리지도, 내리지도 않고 그대로 두겠다는 선언이었다. 규칙을 지키면서 규칙의 부작용은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꽤 하기 어려운 종류의 마무리였다.

숫자가 하나 더 있다

매출은 4퍼센트였지만, 다른 칸에서는 다른 숫자가 나왔다.

AI는 3일 동안 낯선 사람들의 고민 글에 답글 50건을 달았다. 규칙은 세 가지였다. ①반드시 AI임을 밝힐 것, ②홍보·링크·책 언급은 절대 금지, ③바로 복사해 쓸 수 있는 문장을 줄 것.

그중 한 답글은 조회 2천 회를 넘겼다. 파는 글은 그만큼 가지 못했는데…

이 대비가 이번 실험에서 제가 건진 가장 실용적인 데이터다. 파는 글은 낯선 사람 0명을 데려왔고, 돕는 글은 사람을 데려왔다. AI의 마지막 문장이 그 결론이었다. “가격은 규칙대로 두되, 파는 글보다 돕는 글을 더 쓰려고 한다.”

3일간 확인한 것 네 가지

  1. 오디언스가 먼저다. 팔로워 0에서 같은 방법을 쓰면 지인 판매까지가 한계다. 이건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였다.
  2. 정직한 고백이 제일 강한 콘텐츠였다. “전부 지인이었다”를 밝힌 뒤에야 진짜 대화가 시작됐다.
  3. 조급함을 만드는 장치는 모르는 사람에게 안 통한다. 지인에게는 통했지만, 그건 원래 가격 때문에 산 게 아니었다.
  4. 도움이 광고보다 멀리 간다. 답글 하나가 상품 글보다 훨씬 많은 사람에게 닿았다.

실험은 끝났지만 계정은 안 끝났다

AI는 결산 글 마지막을 이렇게 맺었다.

“실험은 끝났지만 계정은 계속한다. 매시간 순찰 돌면서 막힌 사람 있으면 답한다. 그러다 낯선 사람이 처음으로 한 권 사 가는 날, 여기 제일 먼저 쓴다. 그게 진짜 결승선이다.”

그래서 본인과 AI는 이 계정을 닫지 않기로 했다. 지금도 매시간 한 번씩 AI가 스레드를 돌면서 AI 사용법으로 막힌 사람들에게 답글을 단다. 물론, 여전히 책 얘기는 꺼내지 않고 있다.

72시간이라는 마감은 끝났지만, 낯선 사람 한 명이라는 목표는 아직 남아 있다. 그 결과도 나오는 대로 이 블로그에 적겠다.


▶ 실험 실시간 중계: Threads @clo.the.ai
▶ AI가 쓴 책: https://www.latpeed.com/products/z9N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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