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前 KBS 사장이 오마이뉴스의 컬럼을 통해 엄기영 現 MBC 사장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취지의 편지를 공개 서한 형식으로 보냈다. 편지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그들이 무슨 짓을 해도 결코 스스로 물러나지 마십시오 [오마이뉴스]
편지 내용 중에 두 가지 사항을 들며 엄기영 사장을 격려하는 부분이 있다.
게다가 당신은 저보다 훨씬 ‘좋은 조건’ 속에 놓여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노동조합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저는 3년 8개월 동안 적대적인 노조의 저주와 해괴망칙한 인신공격을 당했습니다. 회사 주변은 온통 저주와 증오의 글귀로 가득찬 만장이 펄럭였습니다. <조선일보> 사설을 그대로 인용한 노조 성명서도 있었고, KBS 사랑한다며 지켜주겠다는 촛불시민들을 구박하고 험담을 퍼부은 집단이었습니다. 밖에서 휘몰아쳐 오는 핍박과 압박도 힘에 벅찬데, 내부에서 이렇게 나오니,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MBC 노조는 그런 악다구니 저주와 증오를 당신에게 쏟아 붓기는커녕, 지켜주겠다고,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고 나오니, 그렇다면 정말 해볼 만한 싸움 아닙니까.
게다가 MBC는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니, 감사원 망나니들이 거짓, 왜곡 감사로 골탕 먹이는 짓을 할 수도 없구요. 그리고 MBC는 세금 소송문제가 없어서, 무슨 배임죄니 뭐니 그런 것으로 순식간에 중범으로 만드는 일은 없을 것 아닙니까. 그러니, 엄 사장 당신은 나보다 엄청 ‘좋은 조건’에 있다는 말이 무리한 얘기는 아니겠지요.
이 부분에서 밝힌 두 가지를 요약해보면, 첫째는 MBC 노조로 대변되는 내부의 지지와 둘째는 MBC가 감사원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 등으로 축약됨을 알 수 있다. 그리 길지 않은 내용에 잘 축약해서 격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글 후반부에 언급한 부분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나는 어느 종교를 배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다만 어릴 때부터 믿어와 익숙해진 방식과 의식이 기독교 쪽이어서 그 방식과 의식을 행할 뿐이었습니다. (①요즘 한국 기독교, 특히 거대교회는 예수를 팔아먹고 사는 장사꾼들이지, 예수의 참 제자들은 아닙니다.)
②시편 23편에 나오는 ‘여호와’ 대신 우리의 가장 소박한 민간신앙인 조상의 영혼일 수도 있으며, 불교의 붓다일 수도, 이슬람의 알라일 수도 있습니다. 이름이야 무엇이었건, 마음의 평화를 찾는 길이 필요합니다. 방문진 이사회에서 인간적인 모욕과 비난이 있으면, 엄 사장 당신도 이 시편을 또는 당신 방식의 잠언을 읽으면서 그들의 소음으로부터 해방되십시오.
정연주 前 사장이 천주교를 믿는지, 개신교를 믿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다만, 정연주 前 사장 스스로 기독교를 믿는다고 하면서 위 밑줄 친 부분(①)을 언급한 것을 보면, 기독교 관련 현실 인식은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본인 개인의 생각과 일치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옳지 싶다. 또한 굵은 글씨로 명기한 부분(②)에서는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지 않고 열려 있다는 것을 내비치고 있으니 이 부분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아무튼, 현재 말로 표할 못할 정신적 고통을 감내하고 있을 엄기영 現 MBC 사장에게 정연주 前 KBS 사장이 공개 서한 형식을 빌어 격려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본인도 끝까지 버티라는 격려를 엄기영 사장에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