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년 전에 한 성당에서 견진성사를 받을 때 그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서 친히 성당에 오셨던 김수환 추기경을 처음 뵈었던 것이 실제로 본 것으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후에야 지금 신문이나 방송 등 여러 매체에서 그 분에 대해 얘기하고 기사를 내보내니 본인이 추가로 할 말은 없다. 다만, 천주교와 본인을 이어주었던 마지막 끈이 하나 사라졌다는 공허함은 감출 수 없다. 또한 공허함 이전에는 슬픔이 가슴을 메우고 있는 상황이 더욱 아리게 한다.
그 분과 직접 대화를 해본적도 없었지만, 뭐라 할까, 바라만 봐도 본인이 지금까지 살아오는데 있어 정신적 기둥의 일부를 담당하셨다고나 할까. 심지어 종교와 현실 간 괴리로 인해 냉담했던 시절에도 결국 다시 천주교로 돌아서는 동인을 제공하셨었는데…
지금은 인생의 스승을 만나 또 다른 정신적 기둥이 있는 상태이고 종교 역시 불교까지 아우르게 된 상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 인생의 한 축을 이루셨던 김수환 추기경께서 본인과 같은 세상에 숨을 쉬지 않고 계신다는 사실에는 서글픔이 떠나지 않는다. 부디 편안하시길 기원하며 천주교의 ‘영광송‘을 김수환 추기경께 바친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