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어보는 GP32 관련 소식

2001년 12월부터 2002년 3월까지 꽉 찬 4개월 간 게임파크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지금이야 게임파크와 게임파크 홀딩스로 양분되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지금 게임파크의 사장인 ㅈ사장이 부사장이었고 현 게임파크 홀딩스의 대표인 ㅇ대표는 경영지원부 부장으로 함께 있었다. 그러면서 한 쪽(그 때 당시 부사장)은 개발을 총괄(CTO)했고 한 쪽(그때 당시 부장, CFO 역할)은 재무/회계, 신사업 기획, 3rd Party 유치, 마케팅 조율 등을 담당했었다. 그리고 나는 이 당시에 경영지원부에 속해 있으면서 경영/기획/투자 유치 등의 업무와 IT를 담당했었다.

사실 내 직장 경력의 대부분이 여의도 안에서의 금융업, 특히 제 2금융권에 심히 편중되어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벤처산업, 그것도 제대로 된 IT산업에 속한 회사에서의 짧았던 4개월의 경험은 아주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1 그래서 강렬했던 기억만큼인지 개인적으로는 게임파크와 게임파크 홀딩스로 양분되었다는 사실에는 큰 아쉬움을 느낀다.

앞서 언급한 아쉬움은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고 그 이전에 대한 아쉬움은, 2001년 내가 입사하기 전 마지막으로 이루어진 투자 유치로 상당한 현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타겟 마케팅의 실패와 국내 시장 분석 미비와 이에 따른 현실 인식 부족, 많은 사공으로 인해 배가 산으로 갔던 점 등이 결국의 회사의 재정을 극도로 악화시켰다는 점이다. 물론, 책임 소재를 광범위하게 따진다면야, 그 당시 적극적인 의사 개진을 하지 않은 채 따라가기만 했던, 나 역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아무튼, 이로 인해 그 당시 사장이었던 또 다른 ㅈ대표는 내가 게임파크를 나온 후 얼마 안되어 회사 운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중도하차하게 되었고 그 뒤를 ㅈ부사장(지금 게임파크의 사장)이 후임을 맡아 ㅇ부장과 함께 지금까지 지내오다가 결국은 게임파크와 게임파크 홀딩스로 양분되는 빌미의 시발점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뭐, 비하인드 스토리를 얘기하자면 스크롤의 압박이 심할 것 같고, 또 내가 나온 후에 있었던 일들은 모두 관계자에게 들은 것이라 내가 다시 한 번 더 말하면 필터링되는 효과가 반드시 존재할 것이기에 이만 접기로 하자.

최근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2002년 상반기에 물러났던 또 다른 ㅈ대표가 현재 게임파크 사장인 ㅈ사장과 다시 힘을 합쳤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과정이야 어찌 됐든, 국내 최초의 휴대용 게임기인 GP32를 개발했던 그 무서운 저력으로 고가의 고사양을 추구하는 게임파크의 XGP든, 대중성에 초점을 둔 게임파크 홀딩스의 GPX2GP2X든 나름대로의 특성을 살리면서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은 채 각자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기를 진심으로 두 손 모아 기원한다.

Footnotes

  1. 나만 그러한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역시 마찬가지였나보다. 그래서 아직까지 ‘게퇴모(임파크 사자 임)’란 이름으로 게임파크 퇴자사들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만나는 모임을 유지하고 있다.

9 thoughts on “오랜만에 들어보는 GP32 관련 소식”

  1. 게임파크 내부인(?)이셨군요. 저도 예전에는 남들처럼 ‘GP32 망한 게임기야’라고 아무 생각없이 말하던 시절이 있어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막상 사지도 않았으면서 비난만 하고 망했다고 했으니…… 이번엔 꼭 살 생각이지만 문제는 둘 중 무엇을 사느냐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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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어스토와 PM2 등의 출시를 보며 기대를 가졌는데 후속 게임이 뜸해지더라고요… 저간의 사정이 있었군요. 여튼 두기기 모두 기대를 가져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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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트랙백, 등록합니다. 여전히 5대 의무 중 하나를 수행하고 있는 신세라 관리가 더뎌서 트랙백 해주신 분들에게만 가고, 다른 곳에 찾아가는 수고를 못하는 점은 이해해 주실 거라고 믿고^^;

    두 업체 모두, GP32의 결과적인 실패를 거울 삼아 좀 더 확실한 컨셉 타겟팅을 한 것 같습니다. 부디 가시적인 성공을 거두기를 저 역시 기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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