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지나면 6·2 지방선거를 치룬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한 편에서는 상대방을 두고 ‘천안함 사태’를 빌미로 또 다시 공안독재시대의 악습인 ‘북풍(北風)‘을 이용한다고 비난하고 있고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역시 상대방을 두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빌어서 ‘노풍(盧風)‘이라는 죽은 사람을 이용한 바람에 빌붙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게다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편에서는 상대방을 두고 ‘수구꼴통‘이라고 말하고 있고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역시 상대방을 두고 ‘진보좌빨‘이라고 말하고 있다.
위 두 진영은 서로가 절대 접점을 공유하지 못하는 기차길 철로를 보고 있는 것 같기 때문에 보고 있자니 한숨만 나온다. 물론, 그렇다고 양비론(兩非論)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러한 ‘평행선’의 모습이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희망이 요즘 들어 크게 마음 안에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거두절미하고 위 두 진영의 공통점을 나열하면 대략 아래와 같지 않을까 싶다.
- 상대방을 상대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1
- 상대방을 상대방으로 인정하지 않으니 상대방의 주장을 들어줄줄 아는 포용과 아량이 절대로 부족하다. 앞서 말한 것과 아우러지면, 두 진영 사이에서는 ‘논쟁‘이 있을 뿐 ‘토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 자신들의 주장이 무조건 맞기 때문에 상대방은 이의제기 없이 동의해야만 한다.
- 자신들 주장의 당위성을 펼치기 위해 주변 상황이 어찌 되든 상관하지 않고 이용한다.2
- 이익을 위해서라면, 과거 자신들이 했던 말과 행동 따위들을 지나가는 똥개 똥구멍에 붙어있는 똥딱지 보다도 못하게 취급한다.
- 네가 했기 때문에 내가 똑같이 되갚아주는 것이라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법론에 심취되어 있다. 사실은 둘 다 똑같은 놈들이라는 사실도 모르면서.
마지막으로, 적다 보니 위 공통점들이 사라지면, 문득 희망에 부합될 수 있는 ‘건전보수‘와 ‘건전진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나 세력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이번의 끄적거림이 별무소득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