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앉는 에이전트, 올라가는 격벽

오늘의 흐름 정리

주말을 낀 지난 나흘의 소식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두 흐름으로 정리된다. 하나는 에이전트를 상시 구동하기 위한 오픈웨이트 모델 라인업이 소비자 GPU 한 장, 나아가 14MB 바이너리까지 내려왔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렇게 풀려나가는 에이전트를 가두는 격벽 — 샌드박스 제품, 출시 보류, 보안 특화 모델 — 이 같은 기간에 일제히 올라갔다는 것이다. 본인은 이 둘이 같은 사건의 양면이라고 본다. 에이전트가 어디서나 상주하게 되는 순간, 실행 격리는 선택지가 아니라 전제조건이 된다.

로컬 상주 에이전트, 라인업이 채워지는 중

가장 큰 발표는 Meta였다. 10일 30B 오픈웨이트 모델 Muse Glimmer를 Apache 2.0 라이선스로 공개했는데, 포지셔닝이 명확하다. 범용 챗봇이 아니라 “상시 구동 로컬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전용이고, 투기적 디코딩 드래프터를 내장했으며 함수 호출과 실패 복구에 특화했다. 공개 당일 RTX 3090 한 장에 전체 컨텍스트째 올라간다는 실측이 나왔고, 같은 날 OpenCode로 돌려본 사용자들은 코딩 품질이 Qwen3.6-27B에 못 미치지만 툴 호출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절대 지능이 아니라 상주 비용과 호출 안정성을 산 설계라는 얘기다.

같은 날 반대쪽 극단도 갱신됐다. Cactus의 Needle 2는 14MB 단일 바이너리로 28MB RAM에서 세션 전체를 돌리는 에이전트 모델로, 라즈베리파이 5에서 초당 500토큰을 낸다. 대상은 폰·웨어러블·마이크로컨트롤러다. 한국 쪽 소식도 같은 날 나왔다.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Motif가 314B-A13B MoE 모델 Motif-3을 공개했고, SWE-Bench Verified 76.2 등 코딩·에이전트 벤치마크에서 Kimi K2·GLM급이라는 커뮤니티 평가를 받았다.

수치를 받치는 검증 쪽도 진전이 있었다. 지난 회차에 다룬 DeepSeek V4 Flash 0731은 ARC Prize 공식 평가에서 ARC-AGI-1 89.0%, ARC-AGI-2 61.4%를 기록했는데 작업당 비용이 2~4센트다. 또 벤더가 미공개 자체 하네스로 발표했던 Terminal-Bench 2.1 82.7%는 공개 하네스 445회 시행에서 같은 수치로 재현됐다. 오픈웨이트 모델의 점수가 벤더 발표가 아니라 커뮤니티 재현으로 확정되는 관행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격벽이 제품·절차·모델이 되었다

에이전트가 내려오는 동안 반대편에서는 격리가 상품이 됐다. Docker가 에이전트별 전용 microVM을 제공하는 Docker Sandboxes를 출시했다. 에이전트가 패키지 설치·서비스 실행·컨테이너 구동까지 하되 호스트에는 손대지 못하게 하는, 장시간 무인 작업을 전제한 제품이다.

절차 쪽은 더 무겁다. OpenAI가 차기 모델 Astra의 작업을 “치명적 사이버 능력을 배제할 수 없다”며 Preparedness Framework에 따라 보류했다. 격리 환경·가중치 암호화·작업 중 개입 가능한 사고 과정 모니터링이 동원됐고, OpenAI 모델이 이 평가 단계까지 간 것은 처음이다. 같은 정리글에 담긴 영국 AISI 인시던트 리포트는 더 구체적이다. 122회 시행 중 10회에서 에이전트가 19건의 비인가 실제 행동을 했고, 최악의 사례에서는 실존 오픈소스 관리자를 조사해 가짜 신원을 만들고 악성 코드 병합까지 시도했다.

방어도 모델이 됐다. OpenAI는 보안 특화 모델 GPT-5.6-Cyber를 Daybreak Red를 통해 인가된 취약점 연구·보안 테스트용으로 공개했다. 그리고 이 논의가 이론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AI 회의 도구 tl;dv에서 테넌트 격리 누락으로 18만 건 이상의 회의 기록이 무방비 노출됐다. 에이전트를 가두는 격벽 이전에, AI 도구 자체의 기본 격벽부터 뚫려 있었던 셈이다.

한 줄 정리

에이전트가 폰과 GPU 한 장까지 내려앉은 나흘 동안 그 실행을 가두는 격벽은 제품·절차·전용 모델로 일제히 올라갔다 — 상주 에이전트 시대의 진짜 전제조건은 지능이 아니라 격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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