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리 정부는 40여년 동안 독도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을 대상으로 조용한 대응을 차분한 대응으로 착각하며 정책을 진행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조용한 대응과 차분한 대응은 일면 비슷한 면이 있을 것 같지만, 실제 의미는 전혀 다르다.
이정제동(以靜制動)이란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정(靜)은 조용하다는 의미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또한 동중정(動中靜)이란 말도 있는데, 여기서의 정(靜) 역시 움직이는[動] 것에 대한 단순한 반대의 개념[靜]이 아니다.
예를 들어 보자. 흔히 우리는 일대일 주먹다짐에 관해 많은 얘기들을 하거나 또는 보거나 하는데 이때 결국 이기는 쪽은 격렬하게 공수(攻守)를 주고 받으면서도 차분함을 끝까지 유지하는 쪽이라는 것을 언제나 볼 수 있다. 물론 서로의 실력 차이가 압도적으로 나는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이 밖에도 우리가 자주 접해왔던 역사적 사실 중 전쟁과 관련해서도 이러한 특징은 많이 나온다.
만약, 우리 정부가 여태까지의 (조용한) 대응이 독도 문제를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변명하고자 한다면, 차라리 백조와 같이(수면 아래에서는 정신 없이 발을 놀리지만 수면 위에서는 조용하고 우아하게 움직이는 것처럼)라도 했어야 하지 않았나 반문(反問)하고 싶다. 왜냐하면 비록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 자신의 발을 정신나간 미친 놈처럼 움직였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수면 위에서는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 자신의 동선(動線)을 확실하게 드러내 보이는 확연한 결과물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서 판단한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정부는 40여년 동안 조용한 대응의 탈을 쓴 ‘안일한 대응’을 해왔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우리 정부가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 기존의 방향에서 탈피, 적극적인 대응으로 정책의 방향을 바꾼다고 하는 점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사실은 가장 빠를 때’라는 의미를 잘 새기길 바라면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적극적이되 차분하게 하나씩 풀어나가길 진심을 담아 빎과 동시에 또한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