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서 든 사례는 저축성 성격이 강한 기존 연금보험의 해약 환급금을 담보로 약관대출을 받아 이를 매월 보험료를 지급하고 수익성이 높을 것같이 보이는 변액보험에 추가로 가입을 권유받는 내용이다. 사례와 기사 내용만을 봤을 때, 편법으로 판매하는 보험에 속지 않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사례에서 보면, 월 수입 120만원{= 210만원 – (매월 보장성 보험 40만원 + 연금보험 50만원}으로 30대 초반의 주부가 두 아이까지 키우고 있다고 하는데, 일단 사례부터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지 않나 싶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210만원에서 90만원을 제한 120만원으로 나름 저축도 하면서 두 아이를 키운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저축을 염두에 두어야 나중에 아이들이 컸을 때를 대비할 것이며 집 장만 계획도 실행해 나갈 것인데, 매월 수입의 43%를 보험료로 납부하면서 미래를 대비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내용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자가 편법으로 판매되는 보험에 대해 일반인들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네가티브 전략’의 일환으로 과도한 사례를 든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요즘 세상이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라고 확언할 수 없기 때문에, 사례에서와 같이 몰지각한 주부도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되나 대부분의 주부들은 아마 사례에서와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여하튼, 기사 내용 자체는 생활의 지혜를 발휘하는데 초점을 맞추자는 내용이니 이를 참고하여야 할 듯 싶다. 덧붙이면, 제윤경 ㈜희망재무설계 교육본부장이 언급한 ‘보험도 증권 투자처럼 ‘손절매’ 개념이 적용‘된다는 점은 계속해서 음미해야 할 내용이라 판단된다.
– [금융주권찾기]기존보험 대출로 내고 추가보험 가입시켜 [한겨례]
아래는 기사 말미에 덧붙인 전문가 2명의 의견인데, 기사 내용을 잘 요약한 내용이다.
보험사의 약관대출은 은행의 예금 담보대출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고객이 적립해 놓은 돈을 담보로 대출해 주는 제도인데, 보험이라는 장기 상품에 돈이 묶인다는 점에서 비상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약관대출 이율은 보험사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재 연 6.3~6.8% 수준이다.
그러나 약관대출을 장기로 받거나 보험료 납입의 용도로 받을 경우엔 문제가 생긴다. 약관대출을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면 이미 가정 경제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장기로 빌려 쓸 경우 보험료 부담에 이자 부담까지 더해져 보험 유지 자체가 어려워진다. 차라리 이런 경우라면 일찌감치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해약 환급금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
특히 보험료 납입을 위해 약관대출을 받는다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저축성 보험의 경우 보험 상품에 붙는 이자보다 약관대출 금리가 높은 탓에,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 낮은 이율의 상품에 투자하는 꼴이 된다. 당장 해약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해약 환급금마저 시간이 흐를수록 고갈돼, 결국엔 한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가계 재정에 변동성이 생겨 3달 이상 약관대출을 받아야만 보험 유지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일단 보험료 납입을 중지하고, 나중에 다시 보험 계약을 살려 납입하는 것이 더 이득이 될 수 있다.
이성호 ㈜희망재무설계 컨설팅 매니저
최소 비용으로 보장받고 나머지는 저축
외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험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보험과 저축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저축과 달리 보험은 가입하면 손해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험은 저축과 근본적으로 다른 금융 상품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리 보험료를 내고, 목돈이 나갈 때 부담을 더는 금융 상품이다. 따라서 보험료 안에 미래의 위험에 대한 보장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가입 뒤 중도 해약을 하게 되면 손해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
보험 판매를 하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부담감도 보험을 기피하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친척이나 학교 선·후배가 보험 영업을 할 경우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 보험을 권유받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본의 아니게 가입해야 했던 경험이 많은 탓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학력 전문 설계사들이 늘어나면서 보장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따라 보험에 가입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보험의 필요성이 지나칠 정도로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망 보장과 상해, 질병 등 각종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필요하다고 하나 둘씩 가입하다가 저축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험에 빠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보험이 꼭 필요한 금융 상품임에는 틀림없지만, 가계 유지가 버거울 정도로 보험료를 지출한다는 것은 더 큰 미래의 불안을 불러오는 원인이 된다.
이제 보험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그러나 ‘본전 생각’이 보험 다이어트를 항상 가로막는다. 새는 돈을 막기 위해 보험 다이어트를 결심했을 때, 원금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갈등을 불러온다. 보험을 저축과 혼동하는 탓에, 내가 낸 돈은 반드시 모두 돌려받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뿌리를 깊이 내린 결과다. 보험료는 기본적으로 보장을 받기 위해 가입자가 보험회사에 지불하는 비용이다.
본전 생각보다는 최소 비용으로 보장을 받고, 나머지는 저축과 투자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보험을 최적의 상태로 다이어트하기 위해서는 원금 손실에 대한 미련은 접어두고 보장의 필요성 여부부터 제대로 따질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보험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지름길이다. 보험도 증권 투자처럼 ‘손절매’ 개념이 적용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제윤경 ㈜희망재무설계 교육본부장 jykkt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