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한 거사님이 계시는데, 이 분이 어느 날 나에게 하셨던 말이 바로 盡人事請天命 (진인사청천명)이다. 원 어구는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줄로 안다. 방송 및 각종 매체와 책들을 통해 너무도 잘 알려진 盡人事待天命 (진인사대천명)이 원 어구이기 때문이다.
잠시 내용 전개에 앞서,
::: 전통과 한문의 만남 – 이야기 한자여행[hanja.pe.kr] :::의 설명1을 보자.
▶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천명(天命)을 기다린다.
☞ 어떤 일이든지 자신의 노력으로 최선을 다한 뒤에 그 성공의 여부는 하늘의 뜻에 따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 [출전 – 獨史管見(독사관견)]
[직역] 사람의 일을 다하고 천명을 기다린다.
[한자풀이] 盡(진) 다하다 / 待(대) 기다리다,대접하다 / 命(명) 목숨,운명
돌아와서,
설명을 읽어 보면, 기다린다는 의미의 待에는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녹아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기다린다는 의미는 능동(能動)의 의미보다는 오히려 피동(被動)의 의미에 더 가깝다.
여기서 잠깐!
만약 삶의 주체에서 자기 자신2이 차지하는 비중이 못해도 절반 이상이라고 본다면, 피동 보다는 능동의 의미가 더 좋지 않을까?
능동의 의미에 좀 더 가중치를 둔다면, 앞서 거사님이 나에게 해주셨던 말처럼 오히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할 바를 해놓고 떳떳하게 요구하는[請] 것이 더 능동에 의미에 맞다고 판단한다.
물론, ‘할 바를 해놓고 떳떳하게 요구한다’라는 문장에는 수많은 아전인수(我田引水)격 해석이 뒤따를 수 있는 아주 큰 위험 요인이 내포돼 있다. ‘할 바’에 대한 아전인수격 해석부터 시작해서 ‘떳떳함’과 ‘요구’에 대한 아전인수격 해석이 뒤따를 수 있고 또 공허한 말장난의 유희들로 그칠 가능성도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盡人事待天命 (진인사대천명)이라는 원 어구의 의미의 연장선 상에 盡人事請天命 (진인사청천명)의 의미가 놓여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아전인수격 해석의 오류 가능성을 조금은 낮출 수 있으리라 본다.
따라서!!!
할 바를 했으면 기다리지 말고 요청하는 자세로 사는 것이 나 개인적으로는 맞다고 본다. 물론 요청한다고 하늘이 다 들어줄 것이라는 그런 순진한 낙천적 생각도 없을 뿐더러, 요청해도 안 들어줄 것이라는 그런 편협한 비관적 생각도 없다. 다만, 마침표3도 찍지 않은 문장에 누가 답글을 달려고 하겠는가. 적어도 상대(여기서는 하늘)가 답글 혹은 답문을 달 수 있게끔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을 기존 의미의 피동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덧.: 요즘 들어 여러 일로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 보니 예전에 들었던 어구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어 이것 저것 끄적거렸지만, 사실 실천이 힘든 부분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그러나 금연도 주위에 자꾸 알려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사례가 있기에 빗대기에는 아주 아주 빈약하지만서도 대량의 무안함을 무릅쓰고 그래도 적어 본다.
멋진 글과 해석이구만!
오홋? 구래? 댕규~!!!
기다리긴 뭘 기다려~ 기다린 다는건 …….. 귀찮여~
버럭! 씨꺼!
어허…경건해야 하거늘. 😛
쓰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