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남을 도울 줄 아는 사람은 남의 도움도 받을 줄 안다.

이 말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요즘은 자존심 강한, 아니 아주 강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너무 많이 본다. 나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씁쓸하다.


친구 중에 아주 유별난 사람이 있다. 그는 돈이 없으면 절대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남에게 피해를 안줄 테니, 남도 나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는 식이다. 철저히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은 함께 어울리자면 약간은 피곤하다. 10원까지도 정확히 계산기 들고 계산해서 나눠 내려 하기 때문이다.

‘더치 페이’라고 하는 것도 개인주의적인 서양의 사고 방식에서 나온 것으로, 그 도가 지나칠 경우에는 자칫 ‘왕따’ 당하기 쉽다. 그런 사람은 배우자감으로서도 인기가 없다. 주고 받는 것을 너무 따지는 관계에서는 ‘사랑’이란 단어가 끼어들 틈이 없다.

오래 전에 <약속>이란 한국 영화를 봤는데, 마음에 꼭 와 닿는 대사가 있었다. “남에게 도움을 받을 줄 모르는 사람은 남을 도울 줄도 모르는 법이야.”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여자 주인공을 도우려던 남자 주인공에게, 여 주인공이 자존심을 짓밟혔다며 화를 내는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했던 대사이다.

그렇다. 우리는 남에게 도움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있는 존재로서 항상 마음을 열어 두어야 한다. 남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해서, 남에게 폐를 좀 끼쳤다고 해서 그것이 수치스럽거나 치명적인 오점이 될 수는 없다. 그런 완벽주의는 결혼에 앞서서 필히 고쳐야 할 부분이다.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은 미혼 남녀들 중에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다. 그들은 자신의 치명적인 헛점을 남에게 보이는 것을 죽도록 싫어한다. 그 정도로 자존심이 센 사람들이다. 그들은 남에게 기대는 방법을 모른다. 어쩌다 남에게 기대려고 해도 스스로가 그걸 부자연스러워 한다. 이런 사람에게 누가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겠는가. 마음의 문을 열어라. 홀로 쓸쓸하게 노년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만일 지갑이 텅 비었는데 누군가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면, 지갑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은 ‘다른 약속이 있어서’ 혹은 ‘별로 배가 안고파서’라는 핑계로 둘러대며 그 자리를 모면할 생각은 하지 말라. 차라리 당당하게 “나 돈이 없는데 오늘은 네가 사라! 다음 번엔 내가 살게!”라고 말할 수 있는 배짱을 길러라.

돈이 없을 때는 다른 사람과 절대 식사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절대 매력적인 배우자감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처음 만날 때에는 예상치 못했던 당황스런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무안한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럴 때 상대방에게 기댈 수 있는 배짱이 없다면 얘기는 그걸로 끝이다.

벽을 부수고 허물없는 관계가 되려면, 남에게 아쉬운 말 한마디 못하고 낑낑대는 나약한 모습은 버려야만 한다.

커플매니저 www.duonet.com
일러스트 이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