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업무 중 잠시 짬을 내서주1 인터넷 기사를 뒤적거리던 중 중앙일보의 '석탄일 맞이 천주교 - 불교 화합의 큰절'이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보면서, 이러한 시도들이야말로 모든 종교주2가 다른 종교와 함께 상생과 공존의 토대를 바탕으로 일반 대중을 영적인 도[靈道, 혹은 靈魂之道]로 이끄는 표본이 된다고 난 생각한다.
기독교(=천주교+개신교)가 표방하는 것은 예수의 '사랑'이고 불교가 지향하는 것은 부처의 '자비(慈悲)'다. 사랑이 없는 자비란 있을 수 없고 자비로 연결되지 않는 사랑은 애시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즉, 사랑과 자비는 둘이되 결코 둘이 아닌, 완전한 하나라는 것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기독교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Top-down방식이고 불교는 범신론(汎神論)적이면서도 Bottom-up을 부인하지 않는 방식이다보니 불교가 자주 기독교의 공격대상이 되어 왔고주3 아직도 이러한 경향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생각되는 점도 분명 있다. 바로 선종(善終)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전 세계의 다른 종교인들에게 과거 한 시기에 있었던 현실과의 영합과 기독교의 배타성으로 인해 피해를 봤던 타 종교에 사과를 표명한 점은 분명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주4
아무튼, 이러한 화합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쁘고 또한 이러한 모습들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서 주저리 주저리 풀어논다.
무단 전재한 기사 보실라우?
석탄일 맞이 천주교 - 불교 화합의 큰절
신부님 109배로 "축하" 스님들 108배로 "감사"
▶ 11일 대구시 수성구 천주교 대구대교구 고산성당에서 석가탄신일(15일)을 축하하는 ‘109배’ 행사가 열렸다. 왼쪽부터 천주교 정홍규 신부, 개신교 김락현 목사, 은적사 허운 주지스님. 조문규 기자
"사랑과 자비가 같듯 종교의 차이란 미미하다."
11일 오후 7시쯤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 천주교 고산성당 2층 교육관에서는 석가탄신일(15일)을 축하하는 이색행사가 열렸다. 행사 이름은 '생명과 평화를 위한 109배(108배)'. 천주교 초청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대구시 남구 봉덕동 조계종 은적사 허운(虛韻) 주지스님을 비롯한 신도 50여 명과 이 성당 정홍규(52) 주임신부, 신도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정 신부가 허운 스님 등을 소개하고 축하 인사를 한 뒤 천주교 측은 109번, 불교 측은 전통에 따라 108번 절을 했다. 절을 끝내는 데만 30분 이상이 걸렸다.
천주교 측은 하느님이 창조한, 109가지 원소로 된 우주와 생명을 공경하고 찬양한다는 뜻에서 109번 절을 했다. 절을 마친 뒤 양측은 다과와 공양을 하며 친분을 나눴다. 성당에서는 이날 은적사에서 보내 온 10여 개의 연등을 성당 입구에 매달아 불교 인사들을 환영했다.
정 신부는 "자신을 낮추고 생명을 공경하는 자세인 절은 불교뿐 아니라 가톨릭의 정신이기도 하다"고 행사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달 24일 대구에서 열린 지구의 날 기념식 때 절을 하는 행사에 참석한 뒤 절이 가톨릭의 한 수행방법으로도 손색없다는 걸 알게 됐다"며 "스님이 하는 명상 등을 하는 성당의 영성개발프로그램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운 스님은 "천주교회가 가진 무한한 사랑과 차별 없는 자비의 실천을 크게 해나가자는 사회운동의 하나로 이 행사를 이해해야 한다"며 "모든 인연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절(拜)의 숫자에 집착하지 말라"고 말했다.
고산 성당과 은적사는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가 발생한 2003년 10월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를 공동 개최한 것을 계기로 매년 석가탄신일과 성탄절 등에 봉축.강론 등을 주고받으며 교류하고 있다.